1.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전체를 조율하고 끌어갈 수 있는 감독의 역량,

스토리와 전개를 만들어 낼 시나리오(작가),

헌신적이고 베테랑인 스텝들,

시나리오를 넘나들며 감독의 주문을 훌륭히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들.


축구팀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겁니다.


명장 히딩크 감독 아래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이라는 영화는 대박을 쳤다고 봅니다.

4강진출의 쾌거이니 천만 이상이 관객이 들었고 역대 흥행 1위작이랑 비견할 만 하죠.


토털사커라는 새로운 장르의 시나리오로 초반에는 우려가 많았었지만,

명감독과 잘짜여진 코칭 스태프들의 지도 아래

박지성을 비롯한 훌륭한 무명배우들이 데뷔와 동시에 멋진 연기를 보여준 훌륭한 앙상블이었습니다.

 


2.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죠.

보다 세밀하게 보자면, 장르영화가 가져야 할 요소-덕목들은 더 추가됩니다.


전쟁을 움직이는 큰 전략(프레임)에 추가적으로 세밀한 전술들이 필요하듯이 말이죠.


공포영화가 가져야 할 덕목들은 3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이 세가지를 모두 갖추고 훌륭히 표현한 영화라면 가장 훌륭한 공포영화라고 칭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3가지가 뭔말인가를 살펴보자.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시나리오를 쓸 때 사용하는 전개상 기법입니다.

이것이 영화상으로도 그대로 반영이 되는 것이죠.


출발비디오 여행의 김세윤 작가님의 말을 빌자면,


{출판 에이전시 나단 브랜스포드(Nathan Bransford)라는 양반의 블로그(바로가기)에서나 이 석 자를 알뜰히 구분해 놓은 걸 본 정도니까요.

그가 말하길, 

"미스터리는 범인이 누구인지 마지막 페이지에서 알수 있다. 

하지만 스릴러는 범인이 누구인지 첫 페이지에서 알 수 있다. 

서스펜스도 범인의 정체를 첫 페이지에서 간파하는 건 스릴러와 같지만 

스릴러가 주로 추격전과 액션에 집중하는 반면, 

서스펜스는 좀 더 느린 호흡으로 주인공의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공포영화의 거장 히치콕 감독께서는 그래도 헷갈려할 사람들을 위해 '서스펜스'의 개념에 대해 보다 상세히 설명하셨죠.

서프라이즈와 비교해서 말씀하십니다.


{"네 사람이 포커를 하러 방에 들어갑니다. 

갑자기 폭탄이 터져 네 사람 모두 뼈도 못추리게 됩니다. 

이럴 경우 관객은 단지 놀랄(surprise) 뿐이죠. 

그러나 나는 네 사람이 포커를 하러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한 남자가 포커판이 벌어지는 탁자 밑에 폭탄을 장치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네 사람은 의자에 앉아 포커를 하고 시한폭탄의 초침은 폭발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똑같은 무의미한 대화도 관객의 주의를 끌 수 있는 것이죠.


관객은 

'지금 사소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야. 조금 있으면 폭탄이 터질거란 말이야'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 되니까요. 

폭탄이 터지기 직전 게임이 끝나고 일어서려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말하죠. 

'차나 한잔하지.' 바로 이 순간 관객의 조바심은 폭발 직전이 됩니다. 이 때 느끼는 감정이 '서스펜스'라는 겁니다."


와우..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똥꼬가 쩌릿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들 말이죠.

비단 공포영화 뿐 아니라 추리영화, 액션영화, SF영화등에서도 사용하는 기법들입니다.


고로 공포영화의 덕목으로 미스테리, 스릴러, 서스펜스에다가 서프라이즈까지 추가합니다.



3. 

국내 영화중 미스테리가 가장 좋았던 작품은 '살인의 추억'입니다.

물론 중간에 박해일이 범인이지 않을까 의심하는 장면들은 나오지만, 끝까지 명확하게는 밝혀주지 않습니다.

주로 추리영화, 탐정영화, 경찰영화에서 많이 사용되는 기법이죠.

범인을 찾아라~!!! 입니다.


스릴러가 가장 좋았던 작품은 꽤 많습니다.

대박은 하정우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던 '추격자'입니다.

아주 그냥 초반부터 대놓고 하정우가 범인임을 알려주죠.

범인을 잡아라~!!! 입니다.


서스펜스가 쩌는 작품은 이거다 라고 말하기가 애매합니다.

미스테리 장르물에서도 많이들 사용하고, 스릴러 물에서도 굉장히 많이 번갈아가며 사용하니까요.



'더 테러 라이브'는 기본적으로는 미스테리 장르입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찾는거죠.

초반에 관객과 배우들이 모두 방심하는 순간 한강대교를 터트립니다. 

서프라이즈로 상황은 반전되고 긴박해집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스릴이 고조됩니다.

과연 범인이 누구일까, 한강대교는 왜 폭파하는 걸까? 잡을수 있을까?

하정우의 인이어에 폭탄이 있습니다.

이 정보는 하정우와 범인, 관객만 알고 있습니다.

그가 자리에서 움직일 때마다 경보음이 들립니다.

관객과 하정우에게만 들리는..

이때 느끼는 똥꼬가 저리는 쫄깃함이 서스펜스입니다. 


미스테리, 스릴러, 서프라이즈, 서스펜스를 적절하게 사용한 쫄깃한 영화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4. 

마찬가지입니다. 

공포영화에도 미스테리, 서프라이즈, 스릴러, 서스펜스가 적절히 조화되어 표현된다면 좋은 녀석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죠.


국내 공포영화의 걸작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여고괴담은 미스테리가 강했습니다.

귀신이 누구인지 마지막에서야 알게되죠.

극강의 점프컷 - 서프라이즈 - 를 통해서 말이죠.

귀신의 정체가 드러나고는 과연 이미연씨가 살아날 수 있을까라고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게 되었죠.

스릴러가 짧았지만 강렬하죠.

초반의 서스펜스가 강렬했던 여선생이 죽는 장면도 추천합니다.


치마를 입은 하얀 맨발이 학교 운동장의 물웅덩이를 지나면 스산하게 서있는 학교건물,

불안한 얼굴로 교무수첩을 뒤지는 '늙은여우' 박기숙(이용녀 님),

졸업앨범에서 무언가 확인한 후 전화를 겁니다.

'지.. 진주가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어.'

그리고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해 살해당하죠.


이 초반의 정보로 관객들은 엄청난 서스펜스를 느끼게 됩니다.


"아 왜!!!! 밤에 학교에 있냐고!!"

"어.. 어... 누가 학교를 계속 다닌다고!!!"

"야야야야야~~ 뒤에 뒤에!!!"






5. 

정리하며..

잘 만든 국내산 공포영화를 계속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더 웹툰'이 그럭저럭 성공했고, '무서운 이야기'의 시리즈의 매니악한 힘은 건재한 듯 합니다.

국내 공포영화계의 화이팅을 기대합니다.



PS. 컨저링 시사회 떨어졌다고 이런 글 올리는 거 아닙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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