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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감성무비스토리

[아수라] 누가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

0. 에.. 그러니까..

(리뷰를 쓰려는데 대체 영화는 언제보았는지 물어보시지는 말고..)

십수년 전에 제 글의 제목과 같은 책과 더불어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신드롬이 있었죠.


성명운명학이었던가요.. ? ㅎㅎ


이름을 어떻게 짓고 그것을 어찌 불러주느냐에 따라 사람의 운명이 바뀐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사람의 말에는 분명 힘이 담겨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욕설을 퍼부은 식물은 말라 죽고

사랑해라고 다독여준 식물은 잘 큰다는 연구결과도 있죠.



1. 작명(作名)

극본 공부를 해보신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함부로 짓지 않습니다.


분명 호감가는 이름이 있고,

듣기만 해도 악역일 것 같은 이름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분명 사람들의 선입견일 수 있으나

이름이 가져다주는 실제 효과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울림에서 좌지우지 되기 마련입니다.


일례로

500일의 섬머 같은 경우는

섬머(Summer)라는 여주인공의 이름은 

화끈하게 불타올랐던 그 사랑, 또는 그 연애기간을 뜻하기도 했고,

곧바로 식어버린 그녀의 차가움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2. 전사(前史)

그래서 작가들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지을 때,

그들의 전사를 미리 구상해서 각자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그에 걸맞는 이름을 생각합니다.


전사란,

본 작품에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각 인물들의 캐릭터(개성)을 인과적으로 보여주는 그 인물의 작품밖 스토리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아수라의 한도경 형사가 왜 박성배시장을 그렇게 돕는지 직접 드러나 있진 않지만,

중간 중간 인물들의 대사나 병원에 입원한 그의 아내의 모습을 통해

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도경형사의 부인이 박성배시장의 이복동생이라는 점,

일처리를 하고 박시장의 뒷돈으로 부인의 치료비를 대야하는 점,

구질구질한 형사일을 접고 싶은 점.. 

등이죠.



3. 내 맘대로 생각해본 아수라 배역이름의 의미

제목이 아수라- 인도신화에 나오는 아수라에서 따왔죠. 피와 살육, 전쟁을 좋아하는 악마, 신으로 그려집니다.

이에 저는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종교적으로 따오지 않았을까 하는 하나의 가설을 세워보았습니다. 



- 한도경

1) 도를 경시한다 : 자신의 도리(형사의 도)를 저버린 형사

2) 지방경찰청 형사(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 형사이름 같은 느낌.

3) 도교의 경전

 -> 피칠갑뿐인 아수라도가 아니라 올바른 도의 길을 갔어야 했다라고 생각합니다. 



- 박성배

1) 예수의 피가 담긴 술잔 : 최후의 만찬 때 예수가 사용한 술잔이며 요셉이 예수의 피를 이 술잔에 담아 유럽으로 가져왔다죠.

 -> 영화에서 성배는 도경이와 성모의 구세주였던 사람이라는 점을 보면 적절한 이름이라 생각지 않으시나요?



- 문선모

1) 선인의 모습

2) 좋은 계책

3) 부러워하고 그리워하다

 -> 초반의 선모는 순진하기 그지 없는 애송이였으며, 한도경은 선모가 부러워하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후반에 와서는 성배에게 선모는 도경이를 대체할 차기 강아지(?)가 되죠.



- 김차인

1) 남의 심부름꾼

 -> 오 부장검사의 따까리. 이보다 더 적절한 이름이 있을까요?



- 태병조

 -> 병신조력자. 너무 1차원적으로 생각한 걸까 싶지만, 이것도 그럴싸 하지 않습니까?




이외에 도창학계장이나 차승미수사관, 작대기 등이 있지만.. 조연이니 패스하시죠.




이상

아수라 리뷰를 쓰려다가 바빠서 패스 & 킵하다가

사흘 전에 문득 생각난 스토리를 비오는 10월의 둘째날에 익무에 남겨봅니다.




덧) 그나저나 김해곤 감독님(태병조 역)은 영화 더 안하시나요?

김승우님이랑 (故)장진영님이 주연하셨던 그영화..

참 찌질한 인물들 보는 맛에 나름 현실감 있게 봤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