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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감성무비스토리

[로건] 송가 2017#12

0.

로건, 제임스 하울렛, 일명 울버린을 보내며..

 

 

1.  

원래 울버린은 쩌리 캐릭터였습니다.

미국인도 아니었고,

키도 휴잭맨처럼 크게 설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고작 160~170 정도죠.

 

날때부터 손에서 클로가 나가고

힐링팩터가 있어 주변사람들에게 괴물 취급을 받았죠.

정부의 실험에 온몸의 뼈가 아다만티움으로 바뀌게 되고 

병기로 개조실험되었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거나 희생됩니다.

첫사랑인 로즈를 비롯하여 진 그레이와 실버폭스 등.

 

휴..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냥 짠내 가득한 불쌍한 동네 형입니다.



(라.. 라쿤보다 조금 큰 정도입니다!!!)

 

 

2.

2000년 개봉했던 엑스맨 1편을 보면 주변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늘 화나 있으며 시니컬했지만,

유독 로그에게만은 다정했습니다.

 

어릴 때 자신을 잘해주던 첫사랑 로즈에 대한 기억 때문일수도 있지만,

유독 어린 여자아이에게는 약한 츤데레 입니다. 

 

코믹스에서는 어린 블랙위도우(나타샤 로마노프)에게 격투기술을 가르치기도 하고,

키티 프라이드를 지도하기도 했죠.

 

그는 아동성애자가 아닙니다!!!!!!

(엑스맨 2에서 로그에게 기.. 아니 능력 흡수되던 장면)

 

 

3.

몸속에 들어온 중금속은 쌓이게 되고 중독이 되면 만병의 근원이 됩니다. 

아다만티움은 어떠한가요?

마블 코믹스에 나오는 3대 절대 금속 중에 하나이며 

핵폭발에도 견딜 수 있는 최강의 금속입니다.

당연히 방사능도 엄청난 중금속이겠죠.

그걸 몸속에 지닌 채 몇십년을 살아왔으니,

아무리 힐링팩터가 있다지만, 어딘가 고장이 나도 단단히 나겠죠.

 

적들이 절대 파괴할 수 없는 자신의 검이

결국은 자신을 죽이는 검이 되어 버린 거죠.

(그리고 설정상 놔쁜 박사놈이 유전자 조작음식을 전세계에 퍼트렸으니,

로건의 힐링팩터도 약해졌겠죠)


 

 

4. 

사실 왕년의 한가닥 했던 탕아, 혹은 실력자가 

지켜주고픈 어린 영혼을 만나 그를 지켜주는 스토리는

이번 영화에도 나왔던 셰인의 그것처럼

고전적인 소재입니다.

 

최근에는 아저씨나, 이퀄라이져에서 지겹도록 보아왔던 변주곡에 지나지 않죠.

 

다만 이번 변주는 지켜야할 대상이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존재이며,

외려 영웅이 더 초라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이질감과 애수(哀愁)를 더 자아내게 되죠.

 

찰스가 자신을 다정하게 대해줬던 가족의 집에서

로건(인줄 알았던 X-24)에게 건내던 대사 장면부터 이미 울컥했습니다.

 

에덴에 데려다주고 이제 아이들과 함께 가버리라며 

성질부리던 씬에서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녹색 주사를 맞고 전성기 때처럼 붕붕 날면서 적들을 도륙하던 모습에서는

희열과 박수를 보냈어야 했는데,

어느새 펑펑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기분이었구나' 라는 대사에서 

손으로 얼굴을 마구 훔쳐야 했습니다.

 

저를 오랜만에 눈물 한 사발 쏟게 했던 로건, 울버린, 제임스 하울렛을 보냅니다. 

 


 

 

5. 

아참..

로건이라는 이름은,

어릴 때 자신이 처음으로 죽인 남자의 것입니다.

 

아버지를 죽였으며, 어머니와 불륜상대였던 그,

어쩌면 자신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너무나 닮은 외모의 그 남자의 이름이었죠.